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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정리

아이코스 같아 이건 중독

by 미니멀 요정 2023.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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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스

계속되는 금연 실패

군대를 입대하기 전에 금연을 몇 번 시도했지만 그때도 실패했고, 예대 재학 중에도 실패했다. 거의 10년 가까이 되는 흡연 중에 단 한 번 금연에 성공할 뻔한건 군대 훈련병 시기 뿐이었다. 그때만 빼면 나는 항상 담배를 손에 쥐고 있었고, 찌든 냄새는 쉽게 빠질줄 몰랐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예대 재학 중에 큰 마음 먹고 아이코스 기기를 사서 갈아탔던 건데,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 선택 중 하나다.

아이코스든 베이핑이든 건강에 안 좋은 건 매한가지겠지만('덜' 유해하다고는 하지만 유해하지 않은 것은 아니니까) 연초보다 좋은 점이 하나 있다. 손과 입에 담배 쩐내가 나지 않는다. 아이코스를 처음 접했을 때에는 그 특유의 맛이 익숙하지 않아서 연초와 번갈아 피우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연초를 피우면 종이 탄 냄새가 느껴져서 잘 피우지 못하게 되었다. 영국에서 지내다가 1회용 베이퍼로 갈아탔는데 건강은 잘 모르겠고 돈이 아껴지는 건 느껴진다. 한 2개월 동안은 충전해서 피우는 베이퍼도 써봤는데 잘 쓰다가 잃어버렸다... 비싼 건 아니었지만 몇 개월 쓰면서 정든 물건이라 아쉬웠다.

IQOS

아이코스와 안녕

아이코스를 산지 햇수로는 5년쯤 된다. 그 동안 새로운 모델이 두 세 번 출시되었던가. 오래 쓰다보니 배터리가 맛이 가기 시작했고, 이제는 닫히지 않는다.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플라스틱 구조물이 아예 부러졌다. 5년이나 같은 기기를 쓰다보니 아무리 청소를 해도 탄냄새가 사라지지 않아서 이제 슬슬 놓아주기로 했다. 완전히 금연에 성공했다고는 못하겠지만, 연초 피우는 양을 줄여준 일등공신이다. 이제는 액상담배도 슬슬 피는 양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의식하고 조금씩 줄여나가다보면 언젠가는 금연에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학생이었을 때는 항상 백팩을 매고 다녔으니까 크게 체감이 되지 않았는데, 학교를 졸업하고 일하면서 들고다니려니까 조금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물건이 되어버렸다. 굳이 아이코스가 아니더라도 조그만 액상담배 기기를 들고 다녀도 된다는 생각이 들고서부터는 잘 안 쓰게 되었다.

궐련형 전자담배

이사를 가는 것과는 상관 없지만

조만간 런던에서 북아일랜드로 이사를 간다. 낡은 옷이나 다 공부해서 안 쓸 책들은 아무래도 무게도 있으니까 정리하고 있지만, 그래서 아이코스를 버리는 건 또 아니다. 하루종일 충전해놔도 반 갑을 채 못 피우고 배터리가 방전되기 때문에 버리기로 결심했다. 사실 이걸 버린다고 해서 짐 무게나 부피가 엄청 줄어드는 건 아니지만, 겸사겸사 필요 없어진 물건이나 쓰기 많이 불편해진 물건도 다시 보는 중이다. 5년이나 쓰고 버리는 거니 쓸 만큼 다 쓰고 버리는 거라 생각한다. 차라리 처음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았더라면 이런 저런 수고를 하지 않았을 텐데. 금연을 하면 지금 당장 담배는 피고 싶을 지언정 건강상으로, 금전적으로, 많이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이런 기기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겠지.

올해 목표는 액상담배 피우는 횟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다. 어차피 한 번에 금연하면 바로 실패할 거라는 걸 10년 가까이 되는 세월 동안 복습당했다. 이번에는 실패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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