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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정리

일회용 전자담배 그만 모으기

by 미니멀 요정 202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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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어쩌다가 모으게 되었나

모으고 싶어서 모았던 건 아니다. 그냥 버리는 게 귀찮아서 주머니 속에 넣고 까먹었다. 사실 쓰레기통이 보이면 이때다 싶어서 버리고 했으면 해결됐을 일이었는데, 그대로 까먹고 집까지 들고 와서는 옷을 벗으면서 서랍에 하나둘씩 넣었던게 이지경까지 와버렸다. 거의 30스틱을 모았으니 200파운드어치 정도 되려나...
당연한 말이지만, 담배는 아예 피우지 않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더 좋다. 하지만, 연초는 어떻게든 참아보겠는데 니코틴을 참는 것이 어렵다. 니코틴 패치도 안 써본 것은 아닌데, 몇 시간 지나면 피부가 너무 따끔거리고 가려웠다. 니코틴 껌을 씹어보기도 했는데 턱이 너무 아팠다.

전자담배

금연은 아직 실패중이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올해 금연도 실패한 게 맞다. 전자담배도 담배인 건 마찬가지니까. 하지만 일단 연초는 안 피는 중이고 전자담배도 서서히 양을 줄이고 있어서 니코틴 의존도는 많이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금연 중에 담배를 못 태우는 것보다도 니코틴, 목의 타격감, 여유시간에 흡연 말고 할 일을 딱히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힘들었다. 일단은 니코틴과 타격감은 전자담배로 충족시키는 중이고, 쉬는 시간엔 담배 대신 독서를 한다. 아마 독서가 취미가 아니었다면 모바일 게임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때엔 금연센터에도 가보고 했는데 매번 결심을 할 때마다 한 달 조금 넘어서 실패했었다. 그래도 전자담배로 갈아타고나서부터는 거의 반년을 연초에 손도 안대고 있어서 그래도 연초보다는 조금은 덜 해롭지 않을까 스스로 위안을 삼는 중이다. 아마 본격적으로 유학생활을 하게 되면 학비 때문에라도 모든 종류의 담배를 피우지 않을 것 같다. 학비가 원체 비싸다보니 담배를 지금처럼 피운다면, 월세가 비싼 지역이라면, 식비에 돈을 많이 쓴다면 정상적으로 학비를 내지 못할 것이 분명해진다.

전자담배

생각보다 디자인이 예뻐서

내가 생각없이 서랍 한 켠에 전자담배들을 모셔둔 데에는 예쁜 디자인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영롱하게 빛나는 색감들을 보고 있자면 담배라기 보다는 미술용 물감통을 보는 것만 같아서 쉽게 못 버렸던 것도 없잖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하나 하나가 생각보다 비싸서 다 핀 후에도 차마 쓰레기통으로 넣지를 못했다.

전자담배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들

기본적으로 나는 내가 썼던 물건들에 애착을 가지고 있지만, 특별히 못 버리는 물건들이 있다. 전자담배처럼 한 개당 가격이 비싼 경우, 볼펜처럼 내가 열정을 가지고 쓸 수밖에 없는 것들, 고장난 노트북처럼 몇 년을 나와 함께한 물건들은 쉽사리 버리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런 습관들은 내가 해외생활을 시작한 후로 자연스럽게 고쳐질 수밖에 없었다.
이사를 자주 하는 편인데, 다 쓴 볼펜이라던가 더이상 입지 않는 옷들 같은 것은 거의 사치에 가깝다. 비행기로 가져갈 수 있는 무게는 정해져 있는데 1킬로그램 아니, 100그램도 아쉬운 상황이 많다. 그런 와중에 내가 썼었다는 이유만으로 들고 다니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상처난 외투도 버렸고, 노트북도 정리했으며, 열심히 공부한 책들도 pdf로 옮긴 후에 다 폐기처분했다.
전자담배도 비슷한 맥락으로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는 괜찮지만 1년 이내에 다시 이사를 가야 하기 때문에 나중에 한 번에 정리하는 것보다는 버릴 수 있을 때 짬짬이 버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자담배

좋아하던 술은 끊었으니 절반은 성공

술과 담배가 건강에 좋을 리는 없다. 금연은 아직도 시도중이지만 술만큼은 확실하게 안 마시니까 절반은 성공한 거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술은 생각보다 영국에서도 싸게 팔아서 마시려고 작정하면 마실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걸 보면 담배도 조만간 끊을 수 있을 것 같다. 조급해하지 않고 차분히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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